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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 대중문화 / 예술 2007/12/06 20:02

    위키노믹스(Wikinomics) - 돈 탭스코트, 앤서니 윌리엄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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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탭스코트, 앤서니 윌리엄스, 2007, 위키노믹스, 윤미나 역, 이준기 감수, 21세기북스.

    Don Tapscott, Anthony D. Williams, 2006, Wikinomics : How Mass Collaboration Changes Everything, Portfolio.



    사회 모든 부분에서 변화의 속도는 너무나 빨라졌다. 전통적인 생산방식은 경쟁에서 밀려 점차 과거의 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이 책은 여러 변화 중에서 특히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에는 하나의 기업이 R&D와 생산 및 유통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였지만, 이제 이같은 전통적인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새로운 형태의 “생산” 방식이 이를 대체하고 있으며,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경향성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생산방식을 대표하는 것으로서 저자는 ‘위키피디어(wikipedia)’를 들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앞으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이에 어울리는 경영방식에 대한 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제목도 경제학을 연상시키는 ‘위키노믹스’이다.


    네 가지 정신

    저자들에 의하면, 위키노믹스로 대표되는 기술과 과학은 개방성(being open), 동등계층 생산[#1](peering, peer production), 공유(sharing), 행동의 세계화(acting globally)이라는 네 가지 강력한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 위키피디어에 새로운 지식을 기꺼이 제공하거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사실 아무런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하면서도 즐겁게 그 일에 참여한다. 그들이 창조해 낸 부가가치는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정책을 고집하는 전통적인 산업의 영역에서는 절대로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기업이 미래에서 살아남길 원한다면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바로 이 네 가지 개념을 충족시키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기대되는 기업의 이익

    동등계층 생산에 참여함으로써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저자들은 다음의 것들을 제시하고 있다. ①외부 인재활용. ②사용자와의 관계유지. ③보안 서비스 수요증가. ④비용절감. ⑤경쟁의 중심변화. ⑥협업의 마찰제거. ⑦사회자본 개발. 이 책에서 성공적인 사례로 제시되고 있는 IBM, P&G, 골드코프, 이노센티브(innocentive), 레고, 보잉, BMW 등의 업체들은 새로운 형태의 협업체제로 위기를 극복하거나 신시장을 개척했던 업체들이다. 자세한 사례들은 책을 읽어보거나, 웹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이 현상을 다룬 많은 저작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사례들을 하나씩 따로 살펴봐야겠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기여

    여기서 제시되고 있는 ‘위키노믹스’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는 바로 리눅스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완벽한 개방성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는 놀라운 형태의 생산방식을 개발했다. 사실, 이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되고 방대한 오픈소스는 바로 과학(science)이다. 학술적 발견으로 얻어진 성과는 전적으로 저자에게 독점적으로 소유되지 않는다. 그것은 과학자 공동체 혹은 인류 전체에 귀속된다.[#2] 따라서 위키노믹스는 최근에 등장한 것이라기보다는 인류가 지적 산물을 다루는 기본적인 방향인 셈이다. 오히려 전통적인 폐쇄적 형태가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볼 수 있다. 변화한 것은 그것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사회-기술적 조건이 충족되었다는 점이다.


    누가 이익을 얻는가?

    다만, 중요한 것은 집합적 공헌으로 얻어진 산물을 통해 누가 이익을 얻는가의 문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네이버가 비판받는 점도 바로 이와 관련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산물을 통해 돈을 벌었다면, 그에 대한 사용자의 노력을 보상하거나 혹은 전체 웹 생태계에 그 만큼의 공헌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지식을 훔쳐가는 도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강화될 이런 경향성에 대해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생산을 담당하는 사용자들과의 보상적 관계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끝까지 개방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평가

    이 책은 참 배울 것이 많은 책이다. 사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례를 이미 알고 있다. 이 책은 학술적인 관점과 대중적인 눈높이를 잘 조화시켰다. 이것이 왜 더 나은 형태의 생산방식인지에 대한 이론적 접근과 그것의 실제 사례들을 함께 잘 엮어내고 있다. 최근에 본 책 중에서는 단연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덕분에 저자들이 쓴 다른 책들에도 눈독을 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위키노믹스라는 신조어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저자들이 포착하고자 하는 현상은 사회의 전반적인 운영의 원리와 사람과 사람의 관계의 원리에 발생한 근본적인 변화와 관련한 현상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현상의 실체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현상에 대한 기업의 대처에 주목해보자면, 하버드 대학의 Chesbrough 교수가 주장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라는 개념이 훨씬 더 낫다.[#3] 나는 이 책을 개방형 혁신을 다룬 학술적인 책들의 잘 만들어진(well-made) 대중적 버전으로 보고 싶다.


    참고문헌

    • Robert K. Merton, 1973, The sociology of science : theoretical and empirical investigations, edited and with an introd. by Norman W. Storer, University of Chicago Press. [국역] 로버트 머튼, 1988, 과학사회학, 석현호, 양종회, 정창수 공역, 민음사.
    • Henry Chesbrough., 2003, Open innovation : the new imperative for creating and profiting from Technology,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 Henry Chesbrough, 2006, Open business models : how to thrive in the new innovation landscape,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1."peer production"을 "동등계층 생산"으로 번역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본다. 원래 의도하고자 했던 바가 쉽게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역시도 적당한 번역어가 쉽사리 머리에 떠오르지는 않는다. 좀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오래전 미국의 구조기능주의 사회학자인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은 과학자의 네 가지 에토스(ethos)를 밝히면서 이런 속성을 '공산주의(communism)'으로 제시한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참고문헌에 제시된 책을 참고하라.
    3.참고문헌에 제시한 Chesbrough 교수가 쓴 두 권의 책을 참고하라.

    Happysloth
    2007/12/06 20:02 2007/12/0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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