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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 오픈소스 & 지적재산권 2007/09/06 15:33

    All or Nothing의 사이에서 길을 잃다 : OOXML 부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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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9월 4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제안한 새로운 오피스 문서 표준안이 결국 부결되었다[#1].[기사보기 ] 그동안 서명운동까지 벌여가며 MS의 이 OOXML(Office Open XML)을 반대해왔던 진영은 쾌재를 부를만한 사건임이 틀림없다. 이들이 OOXML이 표준안으로 선정되는 것을 그토록 반대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미 선정된 표준안인 ODF(Open Document Format)과 중복되는 것이 많고, 특정 업체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가 제기되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MS가 OOXML과 관련한 독점적인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반대진영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OOXML에는 MS가 소유한 상용 기능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중략]... MS는 이것들에 대한 특허권을 포기하지 않고 단지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막연한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했을 뿐이기 때문에 OOXML이 표준안으로 되면 사실상 노벨과 애플처럼 MS와 특허계약을 한 업체들만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출처보기 ]

    하지만, MS는 이와 같은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였다. MS의 입장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Open XML에 적용되는 OSP(Open Specification Promise)는 Open XML과 관련된 특허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권리를 제공하는 라이선스로서 전형적인 오픈소스 라이선스와도 충돌 없이 행사될 수 있을 정도로 개방적입니다. 또 다른 라이선스인 CNS(Covenant Not to Sue) 라이선스는 Open XML 구현 시 특허와 관련된 어떤 법적인 문제도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하는 것으로, 이는 ODF에 대해 Sun Microsystems가 적용한 라이선스와 사실상 동일합니다. Open XML 구현자 혹은 사용자는 OSP나 CNS 가운데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라이선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어느 편을 선택하든 표준과 관련된 특허에 대한 업계의 보편적 관행을 넘는 수준으로 개방된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입니다. 더구나 이들에 대해 되돌이킴 없이 지속시킬 것을 서약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출처보기 ]


    All or Nothing

    MS를 반대하는 진영의 입장은 분명하다. 국제표준의 지위를 얻고 싶다면 이와 관련한 모든 독점적인 권리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즉, OOXML이 표준이 되려면 MS는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표준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사실 이런 주장은 일리가 있다. 실제로 MS가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면 안심하고 그 기능을 쓸 수는 없다. 언제 불어 닥칠 소송의 광풍이 무서워서라도 쓸 수가 없다. 소송에서 승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송이라는 절차 그 자체가 문제다. 중소업체나 개인들은 MS와 소송하는 것 그 자체가 악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MS가 제시한 OSP와 CNS라는 라이선스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MS의 표준안을 반대하는 셈이다.

    MS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들의 독점적인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면 국제표준을 포기하면 된다. 즉, 지금 자신들이 가진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계속 유지해서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면 법적인 표준(de jure standard)이 아니더라도 실제적인 표준(de facto standard)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간과 쓸개까지 내주면서까지 국제표준이라는 지위를 얻느니 그냥 나 홀로 독야청청하는 것도 MS의 입장에서 그렇게 나쁜 전략은 아닐 수 있다. 실제로 MS는 이런 전략을 시도라도 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이다. 하지만 MS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런 전략이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그래서 국제표준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MS의 과욕

    하지만 MS는 지나친 욕심을 부렸다. 자신들의 독점적인 권리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국제표준의 지위를 얻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실제로 고려대 법대 김기창 교수는 MS의 OSP와 CNS 라이선스가 사실상 “사기”라고 주장한다. [출처보기 ] 얼핏 보기에 OSP와 CNS가 대단히 개방적인 조건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함정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MS의 “명시적인 허락” 없이는 OOXML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MS는 All or Nothing이 아니라, 그 사이 어딘가의 지점을 선택했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MS가 해왔던 행적들과 이미 산처럼 높이 쌓여버린 MS에 대한 불신들을 감안한다면 MS는 지나친 과욕을 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이 제안한 라이선스가 진정으로 개방적이라면 “보편적 관행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개방된”이라는 식의 애매모호한 말장난은 그만두고, SUN이 했던 것처럼 어디까지 개방된 것이고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했다.

    이제 MS는 신뢰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에 OOXML이 부결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도 MS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어느 것이 기술적으로 더 우월한 것인가의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다. 이러한 불신을 타파하기 위해서 MS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돈으로 표를 사려고 들거나, 돈으로 오픈소스 진영(노벨)을 매수하려 드는 행위는 더욱더 MS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런 점에 비추어 OOXML의 부결은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일 수도 있다.

    아직 게임이 끝나지 않았다. MS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1.87개 ISO 회원국 중에서 51개 국가가 찬성, 18개국이 반대, 그리고 18개국이 기권하였다. 각 회원국가의 구체적인 표결 내용은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러가기 ]

    Happysloth
    2007/09/06 15:33 2007/09/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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