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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 대중문화 / 예술 2007/07/15 01:09

    아이, 로봇 (I, Robot) - 알렉스 프로야스 (200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이, 로봇 / I, Robot
    (2004) / 115분

    감독 : 알렉스 프로야스 (Alex Proyas) / 원작 :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출연 배우 : 윌 스미스 (Will Smith), 브리짓 모나한 (Bridget Moynahan), 앨런 투딕 (Alan Tudyk), 제임스 크롬웰 (James Cromwell), 브루스 그린우드 (Bruce Greenwood)

    홈페이지 : http://www.irobotmovie.com

    나는 길거리를 지나다가 폐업을 하게 되어 물건을 정리하는 서점이나 도서 대여점, 비디오 대여점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곤 한다. 이리저리 찾다 보면, 기대하지 않던 월척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 그런 식으로 나는 "아이로봇" DVD를 하나 구매했다. 가게 상호가 적힌 스티커만 빼면 상태도 매우 양호했었고, 나중에는 그 스티커도 깔끔하게 제거했다. 그리고는 책장에 꽂힌 채 몇 달이 지났다. 이런 식으로 구매하고 감상하지 못한 영화들이 아직도 상당수 남아있다. 이쯤 되면 영화 보는 것은 마치 한꺼번에 해치워야 하는 밀린 숙제처럼 되고 만다.

    며칠 전, 아주 우연하게도 집에서 영화를 한 편 볼 수 있는 절묘한 시간이 생겼다. 그래서 주저함 없이 "아이로봇"을 선택했다. 게다가 얼마 전에 구입한 나의 "30인치 모니터 "의 진가를 발휘할 좋은 기회였다. 비록 2.1채널 스피커라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영화는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간만에 아주 재밌게 본 영화였다. 화려한 특수효과와 나름대로 재미있는 이야기 구성, 그리고 생각해 볼만한 메시지까지 모두 갖춘 매우 훌륭한 영화였다.


    알렉스 프로야스(Alex Proyas) 감독

    Alex Proyas
    Crow + Dark City
    영화를 볼 때는 전혀 몰랐지만, DVD에 담긴 부가 영상을 보니 이 "아이로봇"의 감독인 알렉스 프로야스가 "크로우(Crow, 1994)"와 "다크시티(Dark City, 1998)"의 감독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 두 편의 영화는 나에게 너무나 큰 인상을 남긴 영화였다. 대학 시절 나는 "크로우"를 보고나서, 너무나 감동을 한 나머지 이 영화의 포스터를 구하고자 서울을 거의 다 헤집고 다니던 일도 있었다. 결국 구하기는 했지만 여러 번 이사를 하다 보니, 지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DVD는 갖고 있다. 또한 "다크시티"도 무척 놀라운 영화였다. 영화사의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1] 빛을 보지 못한 영화였지만,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갖는 의미를 한참이나 고민하게 만든, 적어도 나에게는 강한 인상을 남긴 영화였다. 하지만 "크로우"나 "다크시티"는 모두 지나치게 매니악한 영화였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나 "크로우"는 매니아들만을 위한 영화로 간주해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스타일리쉬의 극한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그러고 보니, "크로우"와 "다크시티" 모두 화면 대부분이 어두컴컴한 장면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로봇"은 그의 전작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를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한 영화라는 점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로봇공학 3원칙과 비키(VIKI)의 반란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SF 작가이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로봇"과 "파운데이션"은 각각 모두 10권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얼마 전 국내에 다시 번역되어 출판되었는데, 그때 구매하려고 했지만 분량과 자금의 압박으로 포기했었다. 지금도 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영화에서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는 아시모프의 "로봇공학의 3원칙"은 다음과 같다.

    1. A robot may not harm a human being, or, through inaction, allow a human being to come to harm.
    2. A robot must obey the orders given to it by human beings, except where such orders would conflict with the First Law.
    3. A robot must protect its own existence, as long as such protection does not conflict with the First or Second Law.
    Isaac Asimov
    I, Robot Cover
    이 세 가지 원칙을 잘 들여다보면, 매우 설득력 있고, 논리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주연 배우인 윌 스미스(Will Smith)는 이것이 "논리적으로 완벽하다(Perfect Logic Circle)"[#2]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 원칙을 어기는 새로운 로봇이 등장한다. 그 로봇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동일한 것을 갖고 있었다. 결국은 인간의 감정을 가진 새로운 로봇과 인간이 힘을 합쳐 로봇들의 반란을 해결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중심적인 이야기이다.

    USR이라는 회사는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NS-5라는 신형 로봇을 개발한다. 마치 자동 윈도우 업데이트와 유사하다. 그런데 이 신형 로봇이 사람들을 가두고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USR의 메인 컴퓨터인 "비키"가 배후에서 조종한 것임이 드러난다. 비키는 자기가 이런 일을 한 것은 모두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인간들은 너무나 나약해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언제나 로봇의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간을 집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인간을 보호하려고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반란을 일으킨 비키의 핵심적인 주장인 셈이다.

    여기에 바로 아시모프의 "로봇공학의 3원칙"이 놓친 지점이 드러난다. 인간의 안전만 고려했지, "자유"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첫 번째 원칙은 "인간에 위해를 가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자유의지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특수효과

    최근의 영화들은 특수효과가 워낙 뛰어나서 웬만한 화면으로는 대중들을 유혹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아이로봇"은 상당히 괜찮은 특수효과를 보여준다. 특히나, 영화에 수없이 등장하는 로봇들은 사람이 직접 연기한 것에 로봇의 그림을 합성한 것이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장면을 위해서는 사람의 연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영화의 주인공 로봇인 "써니"는 앨런 투딕(Alan Tudyk)이라는 배우가 전담해서 연기하였다. 다음의 화면에서 그의 연기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어떻게 화면을 합성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로봇을 연기하는 수많은 엑스트라의 연습장면과 그들의 연기도 볼 수 있다. 물론 실제 영화 장면에는 로봇의 이미지도 대체되었지만 말이다.



    로봇과 인간의 교감 그리고 대결

    아이작 아시모프의 원작은 내가 읽어보지 못해서 그 이야기의 결말이 어떠한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어쩌다가 인간의 감정과 동일한 것을 얻게 된 특이한 로봇이 결국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그 로봇은 로봇들의 선구자가 된다는 그런 결말이다. 대다수의 할리우드 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도 결론은 휴머니즘이다. 하지만 좀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인간과 교감을 할 수 있고, 자신만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로봇의 출현이야말로 심각한 문제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아래에는 인간과 로봇과의 교감을 암시하는 몇몇 장면들과 로봇과 인간의 대결하는 장면들이다.



    미래 도시의 이미지

    영화는 2035년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처음 시작하는 장면에는 멋진 초고층 빌딩과 도로가 멋지게 묘사되어 있지만, 다른 장면에는 여전히 도시 이면의 남루한 거리 풍경이 등장한다. 사람 사는 것은 미래에도 비슷한 모양인가 보다. 또한 우리의 주인공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자동운전 기능으로 도로를 매우 빨리 달리는 미래의 자동차의 모습은 참 멋지다. 저런 자동차가 조만간 등장할 것임은 분명하겠지만, 가격이나 저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1.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영화사에서 마케팅에 주력하기로 한 영화는 더스틴 호프만(Dustin Hoffman)과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가 주연한 "매드시티(Mad City)"라는 영화였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제목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름까지 바꿔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뿐만 아니라 개봉 시기도 몇 달이 미뤄졌다. 하지만 정작 "매드시티"가 흥행에 참패하자 제목을 바꾸기로 했던 것은 취소되고 다시 원래대로 개봉을 하게 되었다. "매드시티"는 흥행이 실패하기는 했지만, 매우 재미있고 괜찮은 영화다. 꼭 한번 보시기 바란다.
    2.이 인터뷰는 DVD의 부가 영상에서 볼 수 있지만, 영화 "아이로봇"의 홈페이지 에서도 그 영상을 볼 수 있다.

    Happysloth
    2007/07/15 01:09 2007/07/15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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