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저러한 이유로 모교의 이번 여름 계절학기 수업을 하나 맡게 되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으니, 나로서는 참 편리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교과목이 평소에 내가 주로 강의하던 교과목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도 일반적인 교양 강의이니 이래저래 수업을 꾸려 나가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름대로 열심히 강의계획서를 준비하다가 심각한 고민거리 하나가 나를 괴롭혔다. 그것은 평가에 대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학점을 어떻게 줄 것인가의 문제였다. 예나 지금이나 학점은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 사항임이 분명하지만, 요새는 그것이 더 심해졌다는 말도 익히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를 많이 고민했다. 사실 어떻게 평가할까를 고민했다기보다는 리포트를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진짜 문제였다.
나는 리포트를 평가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작성한다는 것은 종합적인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그 학생의 실력을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서 보통 나는 중간고사를 리포트로 대체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의 현실은 나의 이런 방식과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아니, 내 방식이 현실에 뒤떨어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3학점짜리 과목을 강의하면 강사는 주당 3시간에 해당하는 강사료를 받는다. 일주일에 3시간만 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여기에는 강의 준비하는 시간, 리포트 채점하는 시간, 시험답안 채점하는 시간 등등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학생의 숫자가 많아지면 리포트 검토하는데 무척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20~30명 학생이 듣는 전공 교과목이라면 의욕을 갖고 리포트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겠지만, 일반 교양 강좌라면 감당하기 어려운 학생 수가 예상되기 때문에 감히 리포트를 포함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리포트 채점하는데, 필요한 추가적인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원해준다거나 혹은 조교를 한 명 지원해 준다면 모르겠지만 그럴 리 절대 없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리포트를 낸다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런 악조건을 더욱 나쁘게 만드는 것은 표절이다. 아직도 많은 학생이 남의 글을 일부 옮기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인용 기법의 미숙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초보적인 표절은 애교로 봐줄 만 하다. 하지만 대놓고 남의 것을 그대로 제출한다거나, 더욱 나쁜 것은 돈을 주고 리포트를 사오는 일도 있다. 이런 경우, 내가 원본을 찾아내려면 보통의 노력으로는 어림도 없다.[#1] 그래서 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한때는 일일이 구글 검색해서 웬만한 것은 다 찾아낸 적도 있는데, 너무 힘들어서 나중에는 포기한 적도 있다.
사실 이것이야 강사로서의 내 사정일 뿐이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문제가 하나 발생한다. 교양 수업 시간에 리포트를 쓰지 않는다면, 그럼 학생들은 도대체 언제 글 쓰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참 어려운 문제이다. 학교에서 내 강의에 조교를 한 명 지원해준다든지 하는 보조를 조금만 해준다면 나는 언제든지 빨간 펜 선생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아쉽지만 수강생이 20명 정도 되는 수업을 맡게 된다면 그때나 한번 시도해 볼 생각이다.
결국, 이번에 맡은 내 수업은 오직 시험으로만 평가하기로 했다.
이 글과 관련된 글나름대로 열심히 강의계획서를 준비하다가 심각한 고민거리 하나가 나를 괴롭혔다. 그것은 평가에 대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학점을 어떻게 줄 것인가의 문제였다. 예나 지금이나 학점은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 사항임이 분명하지만, 요새는 그것이 더 심해졌다는 말도 익히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를 많이 고민했다. 사실 어떻게 평가할까를 고민했다기보다는 리포트를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진짜 문제였다.
나는 리포트를 평가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작성한다는 것은 종합적인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그 학생의 실력을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서 보통 나는 중간고사를 리포트로 대체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의 현실은 나의 이런 방식과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아니, 내 방식이 현실에 뒤떨어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3학점짜리 과목을 강의하면 강사는 주당 3시간에 해당하는 강사료를 받는다. 일주일에 3시간만 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여기에는 강의 준비하는 시간, 리포트 채점하는 시간, 시험답안 채점하는 시간 등등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학생의 숫자가 많아지면 리포트 검토하는데 무척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20~30명 학생이 듣는 전공 교과목이라면 의욕을 갖고 리포트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겠지만, 일반 교양 강좌라면 감당하기 어려운 학생 수가 예상되기 때문에 감히 리포트를 포함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리포트 채점하는데, 필요한 추가적인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원해준다거나 혹은 조교를 한 명 지원해 준다면 모르겠지만 그럴 리 절대 없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리포트를 낸다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런 악조건을 더욱 나쁘게 만드는 것은 표절이다. 아직도 많은 학생이 남의 글을 일부 옮기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인용 기법의 미숙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초보적인 표절은 애교로 봐줄 만 하다. 하지만 대놓고 남의 것을 그대로 제출한다거나, 더욱 나쁜 것은 돈을 주고 리포트를 사오는 일도 있다. 이런 경우, 내가 원본을 찾아내려면 보통의 노력으로는 어림도 없다.[#1] 그래서 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한때는 일일이 구글 검색해서 웬만한 것은 다 찾아낸 적도 있는데, 너무 힘들어서 나중에는 포기한 적도 있다.
사실 이것이야 강사로서의 내 사정일 뿐이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문제가 하나 발생한다. 교양 수업 시간에 리포트를 쓰지 않는다면, 그럼 학생들은 도대체 언제 글 쓰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참 어려운 문제이다. 학교에서 내 강의에 조교를 한 명 지원해준다든지 하는 보조를 조금만 해준다면 나는 언제든지 빨간 펜 선생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아쉽지만 수강생이 20명 정도 되는 수업을 맡게 된다면 그때나 한번 시도해 볼 생각이다.
결국, 이번에 맡은 내 수업은 오직 시험으로만 평가하기로 했다.
- 리포트 베끼는 학생들 잡아내기... (10) [관련 태그 : 리포트/평가/표절]
![]() |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South Korea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모든 블로그 광고는 영리활동입니다. |
|
|
Trackback url :: http://happysloth.net/trackback/75









댓글을 달아 주세요
그랬군요... 학부생인 전 선생님(시간강사)들의 그런 고충은 생각지 못했습니다. 학생의 입장에서, 저 역시 시험보다는 리포트를 선호합니다. 시간에 제약받지 않고 제 생각과 아는 바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교양 강의는 리포트를 아예 요구하지 않거나 성적에서의 비중이 적은 게 사실입니다. 거기엔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음음.
필유님 반갑습니다. 제 주변의 다른 강사들에게 물어봐도 비슷하더군요. 리포트를 요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을 평가하기가 너무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래서 포기한 것입니다.
또, 제가 생각하고 있는 과제로서의 리포트는 단순히 학기말까지 적당한 분량을 제출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제목과 간단한 요지를 제출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작성해서 제출하고, 제가 검토하고 학생들에게 돌려주면, 학생들이 지적 사항들과 미비점들을 다시 보완해서 제출하거나 우수한 것을 발표까지 하는 것들을 말합니다. 그러니, 학생 수가 수십 명을 넘어가 버리면 도저히 시도할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지 않으면 리포트를 통해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가 이런 식으로 평가하겠다고 하면 학생들이 아예 수강을 포기해버리더군요. 결국은 폐강으로 귀결되죠.
정말 리포트가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네요. 어떤 선생님들은 아예 리포트를 가지고 이리저리 캐묻더군요. 이렇게 하면 표절 여부는 모두 가려지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수업에까지 방해가 되는 문제가...;
이승환님 반갑습니다. 네 그렇지요. 표절을 찾아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것들 모두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이승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리포트는 이제 계륵이 되어 버렸습니다.
중간고사 직전에 리포트를 과제로 내주고, 중간고사 시험시간 전에 제출하게 한 뒤에, 중간고사 시험을 똑같은 것으로 내주면 어떨까요? ㅎㅎㅎㅎ
자신이 직접 리포트를 쓴 사람은 비슷하게 써내고, 안 그런 사람은 딴 소리를 하는 답을 써내지 않을까요???
작은인장님 반갑습니다. 참 기발한 생각입니다. 자신의 리포트에 나온 내용으로 시험문제를 각각의 학생들에게 커스터마이즈해서 출제해면 충분히 가능할 듯 합니다만, 문제 출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주 기발합니다. 이 아이디어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강사에 대한 대우는 주위사람들 한테 들어서 알지만 너무 짜증나는 현실입니다. 교수직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던데.-_-(여친이 이제 막 노동전공으로 사회학석사를 마쳤는데..) 많이 힘드시겠지만 ..응원하겠습니다요!!
저 역시 사회학을 전공했는데(학부졸업 - 농땡이) 과제는 과제대로 시험은 시험대로. 문제는 한 줄, 답은 답안지 1장앞뒤로 빼곡히..조금 더 쓰면 1장 반..그래서 총 3문제(택2)에 3장의 답안지를 작성한적도 있습니다.(대강 시험문제는 뭐..그냥..막스와 베버의 계급에 대해 논하시오. 뭐 이런거 있잖아요. 1학기 배운거 다 쓰라고 하는 문제.) 아무튼 문제내는 것은 간단하게 보였지만 ..위 글을 읽으면서.. 70명 정도 되는 학생 답안을 어떻게 채점했지라는 의문이 드네요.-_-띠용.~
괜히 덧글 달아서 염장만 지르고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힘내시구요. 열정과 패기가 살아있을 때 해보지 언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아보겠습니까. 화이팅 !!^^
茶山님 반갑습니다. 사회학을 공부하셨다니 더욱 반갑군요. 리포트 채점에 비하면 시험답안 채점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일단 분량이 리포트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이니 다 읽어 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이 동일한 주제로 글을 작성하니 비교하기도 매우 용이합니다. 리포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우열이 가려집니다. 물론 문제를 제대로 출제했을 경우에 말이지요. 아무튼 저를 응원해주신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 하지요.
그렇군요. 제가 사실 본문을 읽었는데요. 제 얘기를 하다보니 그만 다른 얘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 기회가 되면 청강을 하고 싶어요~ ^^
헉~ 청강이라..... 매우 부답스럽군요.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