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전신에 대한 역사책이다. 전신이라고 하면, 전자기 현상을 응용하여 만든 과거의 통신기술로, 모르스 부호를 이용하여 뚜뚜~ 하는 신호를 주고받는 것이다. 한때 이 통신기술은 전 세계에서 사용한 표준적인 통신매체였던 것이다.
19세기에 이 기술이 만들어지고 확산되고 그리고 새롭고 더 혁신적인 다른 기술에 밀려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 관점이 제법 독특하다. 참신하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의 기본적인 관점은 19세기에 만들어져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던 전신이라는 기술이 당시 사회에 미친 영향은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인터넷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The Victorian Internet이다. 하지만 역자가 무슨 생각으로 저 따위 제목을 붙였는지는 모를 일이다. 오히려 원제목을 그대로 살렸으면 독자들의 호기심을 더 자극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쉽게 알 수 있다.
- 제1장 모든 네트워크의 어머니
- 제2장 이상한, 그러나 격렬하게 솟구친 영감
- 제3장 전기에 대한 회의
- 제4장 감동적인 전기
- 제5장 세계를 한 울타리 속에
- 제6장 증기기관에 의한 메세지
- 제7장 코드, 해커 그리고 속임
- 제8장 전선을 통한 사랑
- 제9장 지구촌의 전쟁과 평화
- 제10장 정보의 범람
- 제11장 쇠퇴와 추락
- 제12장 텔레그래프의 유산
8장은 지금 인터넷 채팅이나 이메일을 이용한 혹은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의 사이버 연애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미 전신을 이용한 시대에도 그런 것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서로 멀리 떨어진 연인들이 어떻게 전신을 이용했는지, 그리고 전신수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전신이라는 것이 당시 커뮤니케이션에 미친 영향을 실로 막대하다. 지금의 인터넷이 세상을 바뀌어 놓았듯이. 저자는 이 이야기를 당시의 풍부한 사례로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적인 메세지는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 다만 좀 더 빨라지고, 좀 더 광범위해지고, 좀 더 급진화되었다고 해야 할까?
저자는 저널리스트이다. 그래서 글이 어렵지 않고 흥미를 유발한 만한 요소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재미있는 책이다. 다만, 저 번역본의 제목은 여전히 맘에 들지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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